당신이 머문자리

[스크랩] 세월

자운영2 2010. 12. 24. 15:21

세월/도종환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한다.
출처 : 당신이 머문자리는 아름답습니다
글쓴이 : 화이트천사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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